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피자나 파스타 위에 이파리 두서너 개 뿌려져 있는 거나 먹어봤지, 제가 바질에 이렇게까지 미치게 될 줄은 2~3년 전 만해도 전혀 몰랐습니다. 바질 페스토에 입문한 건, 파주출판도시에 있는 라본느 빵집 때문이었어요. (뭔가, 너무 다 술술 부는 느낌?) 지난달에 다행히(?) 사무실이 서울로 이사했는데, 과거 7년간 파주출판단지에서 일할 때(매일 왕복 90km 운전, 워킹맘 주제에 하루 3시간씩 길에 뿌리고 다님) 유일하게(는 아니고, 한 곳 더 있어요. 카페 헤세 152빵집이라고,,, 거기 요크셔 골드 로열 밀크티 눈물 없이는 못 먹음ㅠㅠ 너무 맛있어서) 제가 좋아했던 곳이 이 라본느 빵집이었습니다.  제가 항상 '파주의 자랑'이라고 말하고 다녔죠. 분점도 여러 곳 있으니 꼭 가보시면 좋겠습니다(응?). 

거기 빵들이 다 맛있지만, 저는 BLT 샌드위치(빵은 꼭 올리브 치아바타로 바꿔야 함)를 매우 좋아했습니다. 점심 때 혼자 사다 먹은 날도 많아요. '오늘은 일이 바빠서 점심을 사무실에서 간단하게 먹겠다',,,라고 주위 사람들에게 얘기했지만(역시나 일 되게 열심히 하는 사람처럼 보이고 싶어 함) 실은 '오늘은 BLT 샌드위치를 먹고 싶으니 얼른 사다 먹고,,, 시간 남으면 일도 좀 더 해볼까'였죠. 그 BLT 샌드위치는 치아바타에 바질 페스토가 듬뿍 발라져 있는데, 그닥 좋아하지 않는 베이컨도 바질 페스토 때문에 맛있어지는 신비한 현상이 벌어집니다(하지만, 역시 베이컨은 짜긴 짭니다, 짠 거 잘 못 먹음).

그러고 나서 바질 페스토를 집에서도 본격적으로, 그러니까 더욱 가열차게 마음껏 먹게 된 건 하인즈 클라시코 바질 페스토를 이마트몰에서 발견하게 되면서부터입니다. 데체코는 너무 짠 듯했고, 그 외 이름 기억 안 나는 몇몇 브랜드들도 먹어봤으나 제 입맛에는 하인즈 클라시코가 제일 맛있더라구요. 

그렇다면, 바질 페스토를 어떻게 먹느냐. 딱히 뭘 할 줄 아는 게 없기 때문에(너무 여러 번 강조해서 좀 민구스럽지만),  식빵 한 장을 토스터에 굽고, 바질 페스토를 듬뿍 바른 다음, 그날그날 기분에 따라 아보카도 납작하게 썬 것이나 냉장고에 굴러다니는 이런저런 오래된 치즈, 냉동 훈제연어 녹인 거(꼬꼬맹이들이 먹다 남긴 건데 녹은 상태이므로 빨리 먹어 없애야 함) 등을 얹어서 반으로 딱 접은 다음 와구와구 먹으면 됩니다(바질 페스토 많이 발라서 올리브오일 줄줄 흘리면서 더럽게 먹어주면 더 맛있음).

그러다 하인즈를 10병 가까이 먹어치웠을 즈음(아저씨와 꼬꼬맹이들 모두 토종 입맛이라 바질 페스토라면 아주 칠색 팔색함,,, 그니까 저 혼자 10병 먹은 거) 또 어느 인스타그램 살림달인 셀럽 님이 올려주신 바질 페스토 만드는 게시물을 보고 또 완전 꽂혀서 '와, 나도 저거 해보고 싶다!' (하여튼, 요즘은 SNS가 문제!) 하게 되었고,,, 눈물 없이 들을 수 없는 중간 과정은 과감히 건너뛰고,,, 아무튼 저는 1년 먹을 바질 페스토 김장을 마쳤습니다. 

냉동실에 얼려둔 여러 병의 바질 페스토를 보며,,, (1병씩 냉장실에 옮겨 녹여 먹음) 매일 먹으면서도 늘 너무 흐뭇해서,,, 행복이란 이런 건가,,, 혼자 눈물을 글썽이다가,,, 이 정도면 크레이지 맞네,,, 하다가,,,(아,, 바질 페스토 만들려고 베란다 화분에 바질 키운 얘기는 다음에...ㅋ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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